모처럼 취한 달콤한 휴식은 그의 어깨에 날개를 달았다. 손흥민이 드디어 이번 시즌 리그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25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첼시 FC와의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에서 3대 1로 완승을 했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해 2-0으로 앞선 후반 9분 승부에 쐐기를 박는 3번째 골을 터뜨렸다. 장기인 주력으로 조르지뉴와 다비드 루이스와의 경합에서 이겨낸 후 깔끔한 슛으로 마무리했다. 첼시(8승 4무 1패 승점 28)는 이날 손흥민의 활약에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손흥민은 앞서 약 2주간의 휴식을 취했다. 손흥민은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의 사전 합의에 따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대신 11월 대표팀 소집에 불참했다. 벤투호의 호주 원정 2연전에 동행하지 않고 잉글랜드에 남아 소속팀 적응에 집중했다.
그 덕을 톡톡히 봤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해리 케인의 파트너로 루카스 모우라와 에릭 라멜라가 아닌 손흥민을 선택했다. 모우라는 리그 13경기 만에 이번 시즌 처음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A매치 휴식기 후 첫 경기인 만큼 손흥민의 몸놀림이 가벼웠다. 전반 9분과 12분 날카로운 슛을 했을 뿐만 아니라 수차례 기회를 만들어 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 중 가장 많은 6개의 슛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3개가 골문으로 향했다. 이후 후반 33분 기립 박수를 받으며 동료 에릭 라멜라와 교체됐다.
지난 1일 카라바오컵 대회 멀티 골까지 시즌 3골이다. 특히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50번째 골로 의미가 남달랐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잇달아 오가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소화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느라 리그 첫 골을 터뜨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은 골을 넣을 자격이 충분했다”며 그의 활약에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모우라와 라멜라와의 주전 경쟁에서 한 발짝 앞서갈 수 있게 됐다.
토트넘은 오는 29일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앞두고 있다. 그들이 속해있는 B조에선 바르셀로나가 3승 1무(승점 10)로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하며 16강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인터 밀란과 토트넘이 16강 진출권이 주어지는 조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형국이다. 토트넘이 원정팀 지옥이라 불리는 바르셀로나 홈구장인 누캄프에서의 일전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승리가 절실하다. 손흥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