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재환(30)은 올 시즌 139게임에 출전했다. 527타수 176안타를 때렸다. 타율 0.334였다. 44홈런, 133타점, 104득점이었다. 출루율 0.405, 장타율 0.657이었다. 볼넷은 59개, 삼진은 134개를 당했다. 홈런과 타점 부문 2관왕이다.
예상대로 MVP에 올랐다. 올해 성적만 놓고 본다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수상으로 과거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묻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011년 10월 파나마 야구월드컵이다. 폐막 후 실시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다.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빠르게 근육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 KBO가 내린 징계는 10경기 출장 정지였다.
KBO는 2016년부터 1회 적발 시 시즌 경기의 50%, 2회 적발 땐 한 시즌 전 경기 출장 정지, 3회 적발 땐 영구제명으로 제재 규정을 강화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제재를 좀더 세분화해 내년 초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다듬어야 할 부문이 많다. 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선수에 대한 국가대표 선발 규정도 손봐야 한다. 금지약물 복용 전력자의 MVP 후보 자격에 대해서도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논의들이 KBO 내부에서만 이뤄져서는 안 된다. 외부와의 소통을 통해 규정의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 김재환의 MVP 수상을 계기로 약물 관련 규정 전반을 살펴볼 때가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