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을 앓고 있는 친구를 위해 유명 마법 영화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성을 그대로 재현한 친구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 위치한 데어크릭중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31일 핼러윈데이를 맞이해 희귀병으로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친구를 위해 영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성을 만들어 줬다고 폭스4의 오클라호마 지역채널이 보도했습니다.
이 학교 7학년생인 티그 니부르기는 희귀병 배튼병의 초기증상으로 5살 때 시각을 잃었습니다.
배튼병은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유아기 때 시력과 언어능력을 상실하게 돼 성인이 되기 전 죽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하지만 티그는 어린 마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해리포터’를 보며 아픔을 이겨 내 왔습니다. 메이크어위시 재단도 그를 위해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테마파크 ‘해리포터월드’에 초청했습니다. 하지만 위험할 수 있다는 담당의사의 조언에 아쉽게 여행이 무산됐습니다. 그러자 소식을 들은 친구들이 직접 교내 대강당을 호그와트 성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나섰습니다.
친구들은 티그가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각자의 명찰을 점자로 준비하는 한편 강당 로비에는 영화 속 스포츠 게임인 퀴디치 게임기구를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 동안 티그를 위한 서프라이즈 파티를 계획한 친구들은 핼러윈데이 아침에 모두 영화 ‘해리포터’ 캐릭터 의상을 입고 티그를 맞이했습니다.
티그도 핼러윈을 위해 평소 가장 좋아했던 주인공 해리포터로 변장해 학교를 찾았습니다. 친구들이 직접 준비한 가상의 호그와트성을 본 티그는 “환상적”이라며 기뻐했습니다.
티그와 함께 학교를 찾은 그의 어머니 조이 니부르기씨는 “담당의사가 매일 아침마다 티그에게 오늘이 너의 최고의 날이라며 일깨워주라고 조언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울러 내년에는 티그를 위해 그랜드 캐니언에 데리고 갈 계획이라면서 의사도 허락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메이크어위시 재단도 티그의 여행을 후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내년에도 티그의 소원이 이뤄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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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