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모유를 기부하는 간호사들이 있다.
미국 ABC 뉴스는 13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지역 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케이티 하노버의 사연을 전했다.
하노버는 지난해 11월 출산한 초보 엄마다. 그는 출산 당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예정일보다 5주나 일찍 태어난 딸 매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노버 역시 컨디션 회복이 더뎠다.
이때 동료 애비 블랙이 다가왔다. 하노버가 모유 수유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고는 자신의 모유를 나눠주겠다고 제안했다. 블랙은 하노버보다 한 달 먼저 출산한 상태였다.
블랙은 “NICU에서 일하며 모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터득했다”며 “동료에게 모유를 기부하기로 결심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얼마 뒤 하노버와 그의 딸 매기는 건강을 되찾았다. 특히 하노버의 건강은 더 이상 블랙에게 모유를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회복됐다.
하노버는 자신이 받은 호의를 베풀기로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유방암 환자 카타 카터의 사연을 접했다. 카터는 3월 염증성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태어난 지 3개월 된 딸 로지에게 모유를 수유하다 유방에서 혹을 발견했다.
유방에 퍼진 암은 카터가 더이상 모유 수유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카터는 당시를 회상하며 “내게 암이 발병했다는 사실보다 딸에게 더 이상 모유를 먹일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절망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하노버가 카터를 처음 만나러 가던 날, 그의 손에는 모유 600~800온스(약 20㎏)가 들려있었다. 이후에도 몇 개월 동안 모유를 전달했다. 카터는 “화학치료 외에 유방절제술과 방사선치료를 겪어야했던 내게 (하노버의 모유 기부는) 큰 위안이 됐다”고 했다.
하노버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난 자식에게 모유를 먹일 수 없는 심정을 잘 안다”라며 “내가 받았던 것을 보답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암 환자인 카터에게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모유가 필요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노버의 모유도 언젠가는 멈출 터였다.
이때 카터의 친구들이 나섰다. 카터의 집에 모유저장고를 설치한 뒤 자신들의 모유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카터는 “내가 받은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며 “가능하다면 나도 호의를 되돌려주고 싶다”고 감격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