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와 서지현(45·33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팟캐스트에 출연해 검찰 조직의 이면을 고발했다.
이들은 12일 호루라기재단이 공개한 ‘호루라기 부는 사람들’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검찰 조직의 낮은 성 감수성과 내부 고발자를 기피하는 문화를 말했다. 임 검사는 검찰 내부 전산망에 조직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온 인물. 서 검사는 지난 1월 안태근(52·20기) 전 검사장의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폭로해 한국의 ‘미투’ 운동을 선도했다.
임 검사는 “초임 때 한두 달 만에 술자리에서 부장에 제 입술에 뽀뽀를 하고 부산에서도 볼 뽀뽀를 했다. 솔직히 그때는 참았다”며 “평판 조회를 해 부장들이 배타시켰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서 검사는 "처음 검사가 됐을 때 단 하루도 성희롱을 당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며 “회식 자리에서는 거의 100% 이뤄진다고 봐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반적인 점심 식사 자리, 차 마시는 자리에서조차 거의 일상적으로 있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참는 것이었다. 많은 분들이 장례식장에 있었던 일을 충격적이라고 하는데 비슷한 일을 많이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견딜 수 없었던 것은 가해자가 자중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인사보복을 했던 것”이라며 “입바른 소리를 하면 법무부와 검찰은 정치하려고 한다는 프레임으로 묶는다. 그래서 불출마 선언까지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조직이) 아직까지 강고하다. 윗사람 몇 명이 나갔지만 과거에 정권에 부합해서 일했던 분들 그대로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남부지검에서 있었던 2015년 성희롱 사건, 2016년 김모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예로 들었다. 그는 “2015년 사건이 조용히 덮였다. 검찰에서 괜찮은 선배들은 침묵하고 방관하고 묵인했다. 그걸 봤던 김모 검사는 말할 곳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 조직 문화가 개선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검찰에 모임이 있지만 검사장들이 커뮤니티를 하나씩 맡아서 하는 식”이라며 “(내부조직에 문제제기를 해온 나와) 친하다고 소문나는 것도 무서워하는데 뭉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일이 많고 인사가 불투명해 상명하복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