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첫날, 주유소 가격 검색하는 오피넷 폭주

입력 2018-11-06 10:25 수정 2018-11-06 10:34
휘발유 경유 등에 대한 유류세 15% 한시적 인하를 하루 앞둔 5일 오후 서울 중구 주유소에서 직원이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6일 0시를 기해 유류세가 15% 인하되면서 휘발유 가격은 ℓ당 최대 123원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자영주유소는 재고를 소진한 뒤에나 유류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하 효과를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분을 즉시 반영할 수 있는 직영주유소 검색에 몰리는 바람에,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주는 사이트 오피넷은 이날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유류세 인하가 시작되는 이날부터 실시간 가격 동향을 파악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류세 인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이날부터 내년 5월 6일까지 한시적으로 휘발유·경유·LPG 등에 대한 유류세를 15% 인하하기로 했다. 인하 비율을 제대로 반영하면 ℓ당 휘발유 가격은 123원, 경유는 87원, LPG와 부탄은 30원 인하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00㏄ 중형 승용차를 기준으로 휘발유를 가득 넣는다면 최대 8610원의 유류비를 아낄 수 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가 실질적인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제유가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에도 정부는 3~10월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 인하했지만 이전인 1~2월 ℓ당 평균 휘발유값 1653원보다 50원 오른 평균 1703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 넘게 올라 유류세 인하 효과를 내지 못했다.

2008년과 상황이 다른 만큼 인하 효과를 제대로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날 미국은 우리나라 등 8개국을 대이란 제재 예외국으로 분류했고 최근 국제유가도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주유소 사정에 따라 유류세 인하 반영 시점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는 정유사에서 기름이 출고되는 시점에 부과되고 있다. 1~2주 정도의 재고분을 쌓아놓고 영업하는 일반 자영주유소는 인하 전 유류세를 내고 기름을 사온 만큼 재고분을 소진할 때까지 가격 인하는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는 재고와 상관없이 유류세 인하를 즉시 반영할 수 있다. 직영주유소와 자영주유소 간 가격 차를 보이면서 싼 주유소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접속이 폭주한 오피넷 홈페이지는 하루종일 연결이 원활하지 못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가 국내 유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파악할 계획”이라며 “국제유가가 국내유가에 반영되는 시차와 함께 환율 변동성도 들여다보고 특이 동향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