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섬나라 누벨칼레도니가 독립을 놓고 실시한 주민투표에서 프랑스령 잔류를 선택했다.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4일 “누벨칼레도니 주민투표에서 과반수가 프랑스령 잔류를 선택했다. 프랑스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며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누벨칼레도니 관리들을 만나 미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벨칼레도니는 호주의 동쪽, 뉴질랜드의 북쪽, 피지의 서쪽에 위치한 오세아니아의 섬나라다. 뉴칼레도니아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인구는 23만명 안팎. 멜라네시아 원주민과 유럽 이주민 후손이 각각 40% 안팎으로 분포돼 있다.
누벨칼레도니는 나폴레옹 3세의 프랑스 제2제정 시절인 1853년 프랑스령으로 복속됐다. 현재 대통령을 별도로 선출하고 있지만, 프랑스로부터 완전한 독립은 이뤄지지 않았다. 누벨칼레도니인 4명은 상·하원으로 각각 2명씩 프랑스 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누벨칼레도니는 관광산업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별도로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니켈이 상당수 매장돼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다. 북반구 서유럽에 위치한 프랑스의 입장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누벨칼레도니는 환태평양 진출로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가 되기도 한다.
원주민 중심의 독립파와 유럽인 중심의 잔류파 사이에서 반목도 있었다. 양측은 1980년대 독립을 놓고 벌인 유혈 충돌로 수십명이 사망하는 비극도 겪었다. 1998년 평화협정에서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20년 뒤 실시한다’고 합의했다.
참여율 80%에 달했던 이날 주민투표는 20년 전 평화협정의 결과다. 등록된 유권자 17만5000명 가운데 57%는 프랑스령 잔류를 선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