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바르지 않는 너, 남성과 다를 바 없다” 조금 이상한 광고

입력 2018-11-04 13:00

“당신이 립스틱을 바르지 않는다면, 남성과 다를 것 없습니다”

중국 전체 규모 2위 전자상거래 사이트 징둥닷컴에서 사용한 광고문구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듯 보이는 해당 문구가 이들이 발송하는 택배 상자에 적혀있었다. 징둥닷컴은 3억명을 웃도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파급력이 강한 사이트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질타가 이어지는 이유다.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최근 징둥닷컴은 최근 고객에게 발송되는 택배상자에 ‘不涂口红的你,和男人有什么区别’(당신이 립스틱을 바르지 않는다면, 남성과 다를 것 없다)라는 문구를 새겨넣었다.

해당 문구가 적힌 상자에 포장된 택배를 받은 고객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구를 성차별적 요소라고 판단한 이들은 SNS에 사진을 찍어 징둥닷컴을 비난했다. 중국 최대 쇼핑몰의 시대착오적인 광고는 큰 반향을 불러오며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패러디물까지 등장했다. 한 남성은 립스틱을 바른 자신의 얼굴을 SNS에 올렸다. 여기에 징둥닷컴 광고 문구를 적으며 사태를 재치있게 비꼬았다. 해당 택배 상자에 주문 물품을 받은 대만의 한 여성은 “나는 화장을 하든, 하지 않든 아름답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징둥닷컴 측은 “여성들에게 재미를 선사해 관심을 끌기 위한 광고였다”며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해명했다. 징둥닷컴은 해당 상자에 주문한 물품을 배송받은 고객에 한해 상자를 화장품으로 교환해주기로 했다. 아직 배달하지 않은 상자는 모두 폐기처분하기로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