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조명균 장관, 北 리선권 ‘냉면 발언’ 전해 들어”…발언 여부 정치 쟁점화

입력 2018-11-02 13:49
남측 수석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북측 수석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정치권에서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는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의 ‘냉면’ 발언에 대해 통일부는 다시 한번 조명균 장관이 직접 들은 게 아니라 전해들은 것임을 강조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조 장관이 ‘정상회담 때 바쁜 일정 중에 얼핏얼핏 얘기한 거라서 정확한 것을 제가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바가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의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그 자리에 직접 없었기 때문에 직접 들은 것도 아니고, 그 다음 날 다른 사람을 통해서 전해들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리 위원장이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느냐’라고 말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라고 질의하자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업 총수들에게 직접 전화해 확인했으나 그런 일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고, 조 장관도 전날 “직접 들은 것도 아니고 건너건너 들었다”고 말해 리 위원장의 발언의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통일부가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조 장관이 직접 들은 게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리 위원장의 냉면 발언은 정치 쟁점화 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자신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간다는 비슷한 얘기를 지난달 11일 이야기하고 29일 국정감사에 분명히 확인까지 해줬음에도 민주당 지도부가 닦달하니 입장이 바뀌었다. 참 웃긴 장관”이라며 “민주당 지도부의 눈물겨운 노력 끝에 리선권 냉면발언이 결국 미궁 속으로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는 것인지,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인지 조차 알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드루킹도, 북한산 석탄도, 공공기관 세습도, 리선권 냉면처럼 말해지지 않는 한 가려지고 은폐되고 종국에는 실제 하지 않는 것이 되는 문재인정권의 은폐·조작 기술에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고 비판했다.

한편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개성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소장회의가 개최됐다.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전종수 북한 조평통 부위원장은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 및 경의선 철도 북측 구간 공동 조사 등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