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는 모든 포지션에 걸쳐 2018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에 소속 선수를 무려 8명이나 배출했다. 공격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가레스 베일과 카림 벤제마를 포함해 이스코와 루카 모드리치,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세르히오 라모스와 라파엘 바란, 마르셀루와 지난여름 첼시를 떠나 새롭게 팀 유니폼을 입은 티보 쿠르투아가 바로 그들이다.
8명이나 되는 후보들이 한 팀에서 나온 것은 발롱도르 역사를 뒤져봐도 최초다. 특히 모드리치는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미 더 베스트 국제축구연맹(FIFA) 풋볼 어워즈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모하메드 살라를 제치고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3연패와 2018 러시아 월드컵의 결과가 반영된 결과다.
이렇게 최고의 선수단을 갖췄음에도 레알은 시즌당 평균 50골씩 기록해주던 호날두가 떠나간 이후 과도기를 겪고 있다. 현재 그들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순위는 20개 구단 중 9위. 성적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14득점 14실점을 했다. 영락없는 중위권 성적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발롱도르 후보에 오를 정도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던 선수들 중 마르셀루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가 부진을 겪고 있다. 베일과 벤제마는 시즌 초반 연일 득점포를 가동했으나 이내 곧 잠잠해졌다. 둘 다 3라운드를 기점으로 득점 행진이 멈춘 채 10라운드까지 연일 잠잠한 상황이다. 레알은 이번 시즌 역사상 33년 만에 4경기 연속 무득점을 겪었다.
이스코는 훌렌 로페테기 감독 체제에서 팀의 측면공격을 이끌었으나 맹장수술에서 복귀한 여파 때문인지 아직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월드컵에서 팀의 선전을 이끌었던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모드리치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고 쿠르투아도 장점이었던 날카로운 선방 능력이 상실됐다.
최고의 중앙 수비 조합으로 꼽혔던 라모스와 바란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29일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일전에서 무려 5골을 내줬다. 레알이 엘 클라시코에서 5골을 내준 것은 2010년 11월 이후 8년 만이다. 설상가상으로 바란은 29일 라이벌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일전에서 내전근이 파열되는 부상까지 당했다. 라모스는 팀 내 훈련에서 동료와 싸움이 붙는 등 그라운드 밖에서의 잡음까지 불거졌다.
레알은 침체된 분위기에서 반전을 꾀하기 위해 로페테기를 4개월여 만에 경질하는 강수를 던졌다. 2주 동안 소방수 역할을 맡게 된 이는 2군 격인 카스티야를 이끌던 산티아고 솔라리. 결국 이 난관을 극복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