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이승우의 주가… AC밀란까지? 뛰는게 첫 번째

입력 2018-08-30 17:38
29일(현지시각) 오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 대한민국 이승우가 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결승으로 이끈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의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의 AC밀란과 아탈란타, 스페인의 알라베스 등이 이승우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승우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4경기 3골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득점뿐만 아니라 경기내용도 훌륭했다. 특유의 투지 넘치는 드리블로 대표팀의 공격진에 유연함을 불어넣었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격의 동아시아 수비수들이 지난 시즌 이탈리아의 거친 수비를 거치며 성장한 이승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승 상대인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을 우승해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병역 혜택까지 받게 돼 남은 선수 생활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여러 클럽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실제 이적이 이뤄지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유럽의 대부분 클럽들은 오는 31일 자정을 끝으로 이적시장 마감 셔터를 내린다. 포르투갈 프리메라리가가 내달 21일까지 기한을 열어두는 둥 극소수 리그들의 경우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승우가 차기 행선지로 택할 이유는 없다. 소속팀 베로나 역시 새로운 시즌 이승우를 팀의 주축으로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자가 없이 떠나 보낼리 만무하다. 하지만 여러 유럽 팀들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난 이승우의 재능과 잠재력에 주목하고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승우는 이미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후 한차례 이적을 타진한 바 있다. 당시 이승우 측 관계자는 “이적과 임대, 잔류 등 모든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되 거취는 월드컵을 마치고 나서 결정 하겠다”며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베로나가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19위를 기록하며 2부 리그로 강등됐기 때문이다. 선수로서 성장하기 위해 큰 무대로의 이적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승우를 간절히 원했던 클럽도 없었을 뿐더러 복합적인 이유로 잔류를 선택했다.

베로나는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우승 주역인 파비오 그로소를 새 감독으로 영입한 뒤 강등을 당한 아픔을 잊고 절치부심해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로소 감독은 이승우를 붙박이 주전으로 쓸 뜻을 수차례 밝혔다. 변수가 없다면 이승우는 새로운 시즌 베로나의 주전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이승우는 이제 막 선수인생 시작길에 선 20세의 나이다. 2부 리그 소속이라 해서 고개 숙일 필요 없다는 뜻이다. 경기에 나서며 선수로서 실전 경험을 쌓고 성장하는 것이 첫 번째다. 이승우를 향한 베로나와 팬들의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