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탁구 단체 결승전에 진출한 한국이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만리장성의 벽을 넘기 위해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했지만 기술면에서 부족함을 느낀 한판이었다.
이상수(28) 정영식(26) 장우진(23)이 출전한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엑스포홀에서 열린 남자탁구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에 게임스코어 0대 3으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은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부터 7회 연속 중국의 벽에 가로막혀 단체전 은메달을 따고 있다.
김택수 감독은 이상수 정영식 장우진 순으로 라인업을 꾸려 중국에 맞섰다. 제1경기에 나선 이상수는 세계랭킹 4위 린가오위안에 세트스코어 0대 3으로 일방적으로 패하고 말았다. 각 세트는 3-11, 3-11, 2-11로 끝났다. 김 감독은 “린가오위안은 세계랭킹 1위 마롱에 버금갈 정도로 빈틈 없이 완벽한 탁구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두 번째 주자는 정영식이었다. 정영식은 판젠동을 맞아 맞드라이브에서 앞서며 1세트를 12-10으로 따내며 잘 출발했다. 긴 공격과 짧은 리시브를 번갈아가며 판젠동을 압박했지만, 2세트부터는 판젠동이 정영식의 흐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결국 내리 3세트를 내주며 정영식도 패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지난달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던 장우진을 내세웠다. 장우진은 왕추킨을 상대로 먼저 드라이브 공격을 시도하는 적극성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쳐갔다. 계속 껑충껑충 뛰고 파이팅을 외치며 한국 벤치의 힘을 북돋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부터 범실이 잦아지며 안타깝게도 경기를 내줬다.
중국의 우승 이후 탁구 경기장은 한동안 중국 관중이 지르는 ‘짜요’ 함성 소리로 가득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중국이 독을 품고 나온 듯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7회 연속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한 결과지만, 정작 선수들은 7회 연속 결승 진출을 이루지 못할까봐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김 감독은 장우진의 제3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이 일어날 뻔했는데 뒷심이 모자랐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그는 메달수여식을 위해 늘어선 선수들을 보며 “우리 선수들이 굉장히 수고했다. 2020 세계선수권대회와 도쿄올림픽을 위해 계속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