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2일 공개한 ‘대통령과의 점심식사’ 사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따라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자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해당 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변호사는 곧바로 “사실은 이걸 베낀 건데 더 비슷한 걸 잡아내니 아니라고 광분하기는…”이라며 새로운 사진을 제시하고 기존 주장을 이어나갔다.
강 변호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건 뭐라고 변명하려나”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엔 트럼프 대통령이 무언가에 서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주위에는 여성 여러 명이 그를 둘러싸고 내려다보고 있다. 앞서 제시한 사진과 비슷했지만 인원에 차이가 있었다.
그는 “(청와대는) ‘대통령 뒤에 사람이 서있으면 비슷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문재인정부는 절대 표절은 하지 않으니 정부를 믿어달라’ ‘콘셉트는 비슷할 수 있지만 세부적으론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22일 청와대 페이스북에는 “문 대통령은 오늘 여성비서관들과 점심을 함께하고 여성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사진 속 문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아 발간된 영문 연설집에 서명하고 있으며, 다섯명의 여성비서관들이 주위를 빙 둘러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총 6명의 청와대 여성비서관 중 사정상 불참한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을 제외한 신미숙 균형인사비서관,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엄규숙 여성가족비서관,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 등 5명으로 보인다.
강 변호사는 이 사진에 대해 “쇼를 하다하다 레퍼토리가 떨어지니 이제 이런 것까지 카피를 (하느냐)”며 트럼프 대통령이 무언가에 서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올렸다. 그는 “중국에서 한국 예능을 베꼈니 뭐니 할 게 아니다”며 “저작권 논란 방지를 위해 방송계에선 포맷 수입을 하는데 청와대는 백악관에서 포맷을 수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가 ’팩트 체크’에 나섰다. 강 변호사가 이 같은 글을 올리고 1시간이 지난 뒤 청와대는 “일부 언론은 한 페이스북 이용자 글을 토대로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 구도를 베낀 것이라고 보도했다”면서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청와대 행사 사진은 22일 오후 1시 50분께 촬영해 오후 4시 26분 청와대 트위터 계정 등으로 공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사에 대해 백악관이 공식 브리핑을 한 것은 한국시간으로 23일 오전 4시 41분”이라며 청와대의 사진 공개가 먼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댄 스카비노 미국 백악관 소셜미디어 보좌관은 23일 오전 9시 40분 트위터에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트윗을 리트윗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실 확인 없이 일방적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 것은 유감스럽다. 해당 주장 관련 청와대 입장에 대해서도 확인 과정이 없었다는 점도 아쉽다”며 “과거 보기 어려운 사진이라고 해서 다른 사진을 베꼈다거나 연출한 것이라 단정하기 보다 우리 정부를 좀 더 믿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여성 문제 관련 격의 없는 토론과 제안이 이어진 자리가 있었다고 투명하게 공개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