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령탑 선동열 감독은 지난 13일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급격한 경기력을 보이던 투수 차우찬(LG)과 정찬헌(LG), 부상을 당한 외야수 박건우(두산), 3루수 최정(SK) 등 4명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대신 외야수 자원인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20)와 3루수 자원으로 KT 위즈 황재균(31), 투수 자원으로 넥센 최원태(21), 삼성 라이온즈 장필준(30)을 선택했다.
선 감독의 승부수는 현재까지 잘 통하고 있다. 우선 리드오프 이정후는 예상대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 6안타의 빈공을 보이며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26일 대만전에서 이정후는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정후의 활약은 1회말 공격에서 부터 시작됐다. 양현종이 충격적인 투런 홈런을 허용해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타석에 들었다. 대만 선발 우셩평과 맞서며 5구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2번 타자 안치홍이 1루수 방면 강습 타구를 날려 병살타 위기를 맞았지만 이정후는 곧바로 귀루해 더블 아웃을 막아내는 순발력도 발휘했다. 두번째 타석이던 3회말에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정후는 파울 4개를 쳐내며 9구 승부를 펼쳤다. 이정후는 1-2로 뒤진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서 끈질긴 승부를 이어갔다. 마침내 5구를 노려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냈다. 8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이번에도 7구까지 긴 승부를 펼쳤다.
이정후는 27일 인도네시아전에서도 2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 볼넷, 두 번째 타석 중견수 희생플라이 세 번째 타석 좌중간 2루타, 네번째 타석 중전 안타였다. 두 게임 타율이 무려 6할이다. 두 경기서 다섯 번 출루하면서 리드오프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황재균은 인도네시아전에 멀티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황재균은 한 수 아래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2타수 2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기록한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 황재균은 2회 첫타석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고, 3회 스리런 홈런, 4회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볼넷 1개를 기록하긴 했지만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던 전날 대만전의 부진을 일거에 상쇄해 버렸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과 백업 유격수 오지환의 장염 증세로 어색한 유격수로 투입되면서 벌인 활약상이기에 더욱 값지다.
인도네시아전에서 선발 투수 박종훈(SK)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 받은 최원태도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11-0으로 앞선 4회 등판한 최원태는 선두타자 라마단의 기습번트 때 출루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 두 명을 상대로 내야 땅볼을 유도하면서 3개의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그러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국제무대 데뷔전에서 올린 첫 승이다. 장필준은 아직 등판 기록은 없지만, 추후 중요한 순간 1이닝을 안정적으로 책임져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