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차는 동안 뒤돌아 눈 가린 손흥민(영상)

입력 2018-08-28 04:00


한국 축구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팀 승리를 거의 확정한 순간, ‘주장’ 손흥민은 이 장면을 차마 쳐다보지 못했다. 손흥민은 마치 기도를 하는 듯 뒤돌아 고개를 푹 숙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쟁취했다. 연장까지 이어진 혈투 속에서 4대 3으로 이겼다.




특히 연장 후반 13분 황의조가 상대 수비에게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경기 종료를 2분을 앞둔 상황이었다. 황희찬이 키커로 나섰다. 황희찬은 페널티킥을 찰 준비를 했다. 이때 손흥민은 골문을 등지고 반대편을 섰다.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뒤 고개를 푹 숙였다. 마치 기도를 하는 듯 보였다.


27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얼굴을 감싸고 있다. 뉴시스


손흥민은 골이 골망에 들어간 뒤에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주변의 함성과 동료 선수들이 황희찬에게 달려가는 것을 확인한 뒤 손흥민은 고개를 들었다.

손흥민은 2대 3으로 패색이 짙었을 후반 30분, 황의조가 3번째 동점 골을 넣었을 때도 거의 울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의 축구는 토너먼트로 치러지는데, 패배는 곧 탈락을 뜻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며 아시아 선수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손흥민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사활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주어지는 병역 혜택 때문이다.
병역법에 따라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는 보충역으로 편입돼 예술체육요원으로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만 26세인 손흥민인 손흥민이 병역 혜택을 따낼 수 있는 마지막 무대로 여겨졌다. 앞으로 2경기만 더 이기면 한국 축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목에 건다.

27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4:3으로 승리를 거둔 손흥민과 황희찬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