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오는 25일 수사를 종료하기로 했다. 역대 13번의 특검 중 스스로 수사기한 연장을 포기한 특검은 허익범 특검팀이 처음이다.
박상융 특별검사보는 22일 브리핑에서 “수사기한 연장 승인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증거수집과 진상규명 정도, 수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수사대상으로 규정된 사안에 대한 진상 및 수사상 처분 내용에 대해선 오는 27일에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6월 27일 공식 수사에 착수해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의 댓글조작 사건 실체 파악과 정치권 인사와의 유착관계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드루킹이 이끄는 경제공진화모임(경공모) 사무실인 파주 느릅나무출판사 인근 현장조사를 통해 방대한 양의 자료를 확보·분석했다. 이를 통해 드루킹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사용해 기사 7만5000여개에 댓글 118만개를 조작한 정황을 파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김경수 경남도지사,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 핵심 권력 실세들을 소환하며 드루킹 일당과 정치권과의 관계 규명에 힘쓰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법원은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 측은 “(드루킹 일당과 김 지사의) 공모 관계 성립 여부, 범행 가담 정도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현직 광역단체장인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특검팀의 ‘승부수’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김 지사에 대한 영장기각으로 특검 수사는 추진력을 잃었다.
정치권은 수사연장 여부를 놓고 공방을 계속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이대로 (특검이) 종결되면 권력자들의 압박과 겁박에 굴복하는 것으로 비쳐질 것”이라며 특검팀에 기한연장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특검 연장 여부는 특검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