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포기’를 외쳤지만 박상영은 그러지 않았다

입력 2018-08-19 22:58 수정 2018-08-19 23:32
펜싱 남자 에페 박상영 선수가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에페 결승전에서 오른쪽 다리 근육 부상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박상영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 드미트리 알렉사닌을 상대로 접전 끝에 15-12로 석패, 금메달 보다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

“14초 남겨두고 1점 차까지 따라붙는 건, 투혼 그 자체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불굴의 부상 투혼을 보여주며 은메달을 목에 건 박상영에 대한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도중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무릎 통증을 호소했지만, 박상영은 정신력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금메달 값진 은메달이라는 수식어가 부족할 정도였다.

한국 펜싱 남자 에페의 간판 박상영(울산시청)은 19일(한국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센드라와시에서 열린 대회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서 드미트리 알렉사닌(카자흐스탄)에게 12대 15로 졌다. 박상영은 아픈 무릎을 부여잡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은’을 ‘금’으로 바꾸지는 못했다.

19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박상영이 무릎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내내 박상영은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경기 초반 메디컬타임을 요청해 5분을 보내기도 했다. 무릎 통증은 왼쪽, 오른쪽을 가리지 않았다. 경기 중간마다 박상영의 표정은 일그러졌고, 무릎을 절면서 걸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면 박상영은 다시 혼신의 힘을 보여줬다.

19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박상영이 무릎에 고통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을 갖고 있다. 뉴시스


갑작스러운 부상 탓에 박상영은 한때 6점 차까지 벌어지며 상대를 끌려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상영에게 포기란 없었다. 경기 종료 14초를 남기고,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상대 선수의 하체 공격에 연이어 2점을 내주고 말았다.

19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박상영이 무릎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박상영은 2016 리우 올림픽 펜싱 결승전에서 9대 13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할 수 있다”를 다짐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경기는 2년 전 그날처럼 대역전극으로 끝나지 않았지만 국민에게 더 진한 감동을 남겼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