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당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19일 경쟁자인 손학규 후보가 공개적인 방송토론에서 ‘대놓고 거짓해명’으로 국민을 우롱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하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 후보가 지난 2016년 11월 (한 공중파 방송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거국내각 총리 제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했지만 지난 18일 영남권 TV토론에서 이를 부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른미래당 당대표 후보자 6인은 18일 부산 지역민방 KNN이 주관하는 영남권 TV토론에 참석했다. 하 후보는 이 자리에서 손 후보에게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거국내각 총리 제안이 오면 적극 임하겠다’고 말한 적 있다. 당시 상황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손 후보는 “그런 말 한 적 없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 밑에서 총리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 후보는 “당시 손 후보의 거국내각 총리 수용 발언은 이튿날 수많은 언론에서 주요 뉴스로 다뤄졌음을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지도자는 자기 잘못을 깨끗하게 시인하고 사과하는 것이 옳다.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는 일은 판단착오를 넘어 국민우롱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며 “만에 하나 손 후보가 바른미래당 대표가 된다면 당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하 후보는 손 후보가 최근 연립정부 구상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손 후보가 대권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란 맥락 하에 문재인정부에서 총리를 맡겠다는 욕심을 드러낸 것”이라며 “손 후보가 주장하는 연립정부 구상과 신DJP(김대중·김종필)연대 얘기를 합쳐보면 자신이 문재인정부에서 제2의 김종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손 후보 측은 “하 후보의 억지주장과 침소봉대가 도를 넘고 있다”며 즉각 반박했다. 손학규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이찬열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어 “(하 후보가) 정치를 좀 더 올바르게 배우셨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의원은 “2016년 11월 당시는 우리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던 상황이었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주말마다 100만 시만이 거리로 나와 대통령 하야를 외쳤고 온 국민들이 허탈감에 빠져 집단 우울 증세까지 보이던 때였다”며 “당시 손 후보의 발언은 혼란을 수습하고 국정마비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애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하는 것이 아니고 여야 합의로 총리를 임명해 과도정부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라며 “즉, 박 전 대통령 아래에서의 총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