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바레인을 상대로 6골을 몰아치는 동안 골키퍼 조현우(대구)는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의 ‘슈퍼세이브 쇼’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계속됐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잘락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바레인을 6대 0으로 격파했다. 금메달 사냥의 첫 발을 경쾌하게 내딛었다. 대표팀은 오는 17일 밤 9시 같은 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와 2차전을 갖는다.
우리 공격진은 바레인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슛 16개와 유효슛 7개, 공 점유율 58%의 기록이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증명한다. 다만 바레인 역시 역습을 전개하면서 슛 9개와 유효슛 4개를 기록하며 우리 골문을 위협했다. 조현우는 이 슛을 모두 막아냈다.
조현우는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세 경기에 모두 출전해 3실점을 기록했다. 그 중 2골은 페널티킥으로 허용했다. 독일을 2대 0으로 격파했던 마지막 3차전에서는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월드컵에서 빛난 선방은 아시안게임에서 계속됐다. 조현우는 월드컵의 톱클래스 팀들보다 수월한 바레인을 상대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조현우는 “월드컵이 큰 무대인 것은 맞지만 어떤 경기장이든 날아오는 공은 모두 똑같다. 전·후반 90분 동안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이렇게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다는 게 큰 영광이다. 앞으로 다가올 경기들도 기대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무실점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그만큼 각오가 남다르다는 얘기다. 다만 정상을 향한 질주를 혼자 이룰 수는 없다. 수비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현우는 “뒤에서 잘 버텨줘야 무실점으로 우승할 수 있다는 얘기를 동료들과 많이 나눴다. 후반에 부족한 부분이 나타났다. 보완해야 한다. 더 단단한 수비 조직력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