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승부다. 16일 사직 구장에서 펼쳐지는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어찌보면 단두대 매치다. KIA는 109경기를 치른 가운데 51승58패로 승률 0.468다. 롯데는 똑같은 109경기를 치러 50승57패2무다. 승차는 없고 승률에서 고작 1리가 앞서 7위와 8위에 올라 있다. 17일부터 경기가 없기에 다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경기가 된 셈이다.
더구나 두 팀 모두 5위 LG 트윈스(55승59패1무)와 6위 삼성 라이온즈(53승59패3무) 각각 1.5게임.0.5게임차여서 순위 변동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날 승리 결과에 따라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맞는 양팀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총력전을 예고했다. 선봉장은 당초 예고대로 펠릭스 듀브론트가 나선다. 4일 휴식 후 등판이다. KIA전에 특히 강했기에 표적 카드다. 올 시즌 듀브론트는 2차례 KIA전에 나서 2승 무패, 0.6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극강 모드라고 할 수 있다.
15일 한화 경기가 우천 취소된 점이 아쉽긴 하지만, 모든 투수를 가용할 수 있다는 측면은 또 다른 무기다. 그러기에 듀브론트가 흔들리면 조기에 강판시키는 용병술이 필요하다. 길게 던질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짧게 끊어서 상황별로 대처한다면 승산이 있다. 여기에는 15일 선발 등판 예정이던 노경은과 롱릴리프로 대기중인 송승준, 좌완 스페셜 이명우와 고효준, 그리고 기존 필승조인 오현택과 구승민 그리고 손승락까지 물량 공세로 맞서는 전략이 요구된다.
반면 KIA도 토종 최강 에이스 양현종을 내세운다. 지난해 같은 파괴력은 없지만 23경기 11승8패 평균자책점 3.61로 KIA의 에이스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양현종도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다. 4일 휴식 후 등판 결과는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00에 좋지 않은 편이다. 결국 두 투수 모두 길게 던지기 보다 경기 초반 집중해 실점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뒤가 든든하진 않지만 물량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