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 8학군’에 위치한 사립고등학교에서 교사의 시험지 유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전국 고등학교 시험지 보관시설의 CCTV 설치율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고등학교 시험지 보관시설 CCTV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2363개 고교 중 시험지 보관시설에 CCTV가 설치된 곳은 1100개 학교로 설치율은 47%에 불과했다. 전국 고교 중 절반이 넘는 학교에서 시험지가 사실상 방치돼 있던 셈이다.
지역별로는 전북의 CCTV 설치율이 14%로 가장 낮았고 대전(27%), 충남(30%) 역시 낮은 설치율을 보였다. CCTV가 가장 많이 설치된 곳은 울산(91%)이었으며 대구(89%)와 서울(65%)이 뒤를 이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시험지 유출은 매년 꾸준히 발생했으며 공립고와 사립고를 가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고교 시험지 유출은 총 13건으로 공립고 6건, 사립고 7건이었다.
2014년 경북 경주, 2015년 전남 여수에서는 교직원에 의해 시험지가 유출됐지만 재시험은 치러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시험지 유출 사고가 매년 발생했는데도 사실상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다가 최근 언론의 주목이후 늑장·졸속대응 한 것이 문제”라며 “향후 시험지 유출 사고 예방과 사후 대응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