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경찰, 수사력 한계에 이어 실종자 수색 초동대처 미흡 논란

입력 2018-08-08 16:37
전남 순천경찰서 전경. 국민일보DB.

최근 수사력 한계에 부딪혔던 전남 순천경찰서가 이번에는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안이한 초동 대처로 논란을 빚고 있다.

경찰이 실종자 수색에 성과가 없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배포한 실종자 수색 전단지에 전원이 꺼진 수사팀 전담 휴대폰을 기재해 놓았기 때문이다.

8일 순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0분쯤 순천시 해룡면 한 야산 중턱에서 A씨(64)가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A씨가 실종된 지 사흘 만이다.

A씨는 인도에서 30m 안쪽의 야산 기슭에서 발견됐으며, 발견 당시 외견 상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앞선 지난 6일 오후 2시쯤 집을 나선 뒤 귀가하지 않자 8시40분쯤 가족이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조례동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A씨가 집에서 5㎞ 떨어진 해룡면 한 마을 입구에서 같은 날 오후 7시27분쯤 서성이는 모습을 CCTV 영상을 통해 확인한 뒤 수색을 펼쳐왔다.

경찰은 A씨가 이 마을에 가끔 나타났다는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헬기 1대와 소방구조견 1마리, 경력 100여명을 수색에 동원했다.

경찰은 실종자 수색에 성과가 없자 다음날인 7일 A씨의 확대한 얼굴과 전신사진, 인적사항과 인상착의 내용을 담은 전단지를 배포하며 수색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원이 꺼진 수사팀 공용 휴대폰을 전단지에 신고전화로 기재해 놓으면서 실종자 수색 골든타임에 안이한 대처라는 비난을 받았다.

경찰은 휴대폰 배터리가 소모 돼 전원이 꺼진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통상 주요 사건을 해결할 때 수사팀이 함께 들고 다니는 공용 휴대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결국 소극적 탐문수색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시민 정모(46)씨는 “폭염 속에 실종자 수색에 나선 경찰의 고생스러움도 잘 알겠지만 한시바삐 찾아야 할 실종자 가족의 실낱같은 희망인 전단지에 전원이 꺼진 수사팀 휴대폰을 기재한 것은 실종자 가족을 두 번 울리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