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용자들의 페이스북앱 이용시간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페이스북은 올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이용객 감소 우려가 제기되며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한때 20% 이상 폭락했다. 시장의 우려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7일 앱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은 올 7월 페이스북앱 이용시간은 총 40억분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한달 동안 전국 2만3000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앱 이용시간 표본조사를 실시한 뒤 페이스북앱 사용자들의 이용시간을 추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페이스북앱의 사용시간은 작년 1월부터 급감하는 추세다. 지난해 1월 같은 조사에서 페이스북의 이용시간은 66억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에는 61억분, 올 1월에는 52억분 감소하더니 지난달엔 40억분까지 떨어졌다. 작년 1월과 비교하면 7월에는 30% 넘게 이용시간이 줄었다.
이번 조사결과는 최근 페이스북이 2분기 실적 공개 후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폭락한 배경과도 일치한다. 페이스북은 7월26일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증가한 132억30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매출 증가폭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주가는 20% 넘게 폭락했다.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1197억달러(133조원) 감소하며 미 증시 역사상 최대의 폭락액을 기록했다.
주가 폭락 당시 표면적인 이유는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인 134억달러를 밑돌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페이스북의 사용시간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페이스북이 같은날 “이용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늘어 14억7000만명을 달성했다”고 밝혔음에도 주가 폭락을 막지 못한 것도 이때문이라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수익의 상당부분을 광고 매출을 통해 올리고 있다. 이용자 수가 늘더라도 이용시간이 줄어든다면 광고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실적에 직격탄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미국 월가에서는 이미 자체 조사 등을 통해 페북 이용시간이 줄고 있음을 눈치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페이스북이 최근 사용자 스스로 페북 사용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내놓은 것도 이용시간 감소와 무관치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용시간이 줄어든건 페이스북앱뿐만이 아니다. 와이즈앱의 같은 조사에서 네이버의 ‘밴드’도 7월에 18억분의 이용시간을 기록해 작년 1월의 20억분보다 감소했다. 카카오의 ‘카카오스토리’도 작년 1월 11억분에서 올 7월 7억분으로 이용시간이 줄었다. 주요 SNS앱 중 이용시간이 늘고 있는 앱은 ‘인스타그램’으로 조사됐다. 인스타그램은 7월 18억분을 기록해 작년 1월의 9억분보다 이용시간이 두 배 늘었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이 2012년 당시 1조1000억원을 주고 사들인 회사다. 페이스북 입장에선 앞으로 인스타그램의 선전에 기대를 걸어볼 수 밖에 없게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