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이끌었던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이 미국 뉴욕 9·11 테러주범의 딸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빈 라덴의 아들인 함자 빈 라덴이 2001년 9·11 테러 주범인 모헤메드 아타의 딸과 결혼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빈 라덴의 이복형제들이 결혼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함자는 알카에다 내 고위 직을 맡고 있으며,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보복 의사도 있다. 빈 라덴은 7년 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미군에게 피살됐다.
함자는 부친이 사망한 이후 공개석상에서 지속적으로 미국·유럽 등에 대해 적대적인 발언을 해왔다. 적대적 발언의 대상이 된 미국과 유럽의 정보당국 등은 그의 탐색에 2년을 소모했지만 소재지가 어디인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자의 이복형제 중 한 명인 아흐마드 알 아타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함자가 아타의 딸과 결혼했다고 들었다”며 “지금 어디 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아프가니스탄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함자 빈 라덴이 아타의 딸과 결혼한 것을 두고 9·11 테러 관련자들이 아직 알카에다 중심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 라덴 피살 이후 영향력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이다. 오사마 빈 라덴은 세 명의 부인을 뒀고 여러 아들도 얻었다. 현재 이들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전 왕세자인 모하마드 빈나예프가 마련해 준 은신처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자의 이복형제들은 “함자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며 “1999년 이후 부친이 사망한 2011년까지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함자의 모친인 알리아 가넴은 그의 이복형제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지난해 알카에다에 영향력이 크고 선동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함자를 글로벌 테러리스트로 특별 지명하기도 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