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전북 현대 모터스가 우승 가도에서 복병을 만났다. 2위 경남 FC에 덜미를 잡히며 승점 차는 11점으로 줄었다. 경남은 후반기 무패 기록을 7경기(5승 2무)로 늘렸다.
전북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 21라운드 경남과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했다. 12번의 유효 슈팅을 쏘아댄 전북의 화력은 경남의 골키퍼 이범수의 쉴 새 없는 선방에 막혔다. 객관적으로 전력이 우세했던 전북은 경기를 주도했지만 끝내 한 번의 역습에 승리를 내줬다.
이날 전북을 침묵시킨 것은 이범수의 거미손이었다. 이범수는 전북의 맹공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사실상 득점에 가까웠던 슈팅들을 골문 바깥으로 쳐냈다. 전반 5분 골문 바로 앞에서 나온 정혁의 깜짝 오버헤드킥과 후반 51분 골대 아래 구석을 향한 김신욱의 헤더를 막아내는 장면에서는 반사신경이 돋보였다. 득점을 위해 투입된 이동국의 논스톱 발리슛도 이범수의 손에 걸리며 무위로 돌아갔다.
경남의 ‘괴물 공격수’ 말컹은 전북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유연한 움직임과 강한 돌파로 두 세 명의 수비수를 몰고 다녔고, 파울도 자주 얻어냈다. 종료 10여분 전 나온 쿠니모토 다카히로의 극적인 결승골도 말컹의 끈덕진 돌파에서부터 시작됐다.
전북은 마지막 2%가 부족했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공을 전개하며 경남을 압박했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마음이 급해지자 롱볼 크로스와 중거리 슈팅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에는 이동국과 아드리아노를 투입하며 공격수를 네 명까지 늘렸으나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공격진의 세밀함이 아쉬웠다”며 부족함을 인정했다.
일격을 당한 전북은 앞으로의 일정이 더 문제다. 독일로 떠난 이재성의 공백은 차치하더라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차출로 인한 전력 이탈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많게는 27라운드까지 6경기를 김민재·송범근 등 3명 없이 치러야 한다. 최단기간 우승 기록을 노렸던 전북으로서는 험난한 8월이 될 예정이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