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2018-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수선하다. 프리시즌의 부진과 핵심 선수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 성과 없이 난무하는 이적설 등 때문이다. 특히 감독인 조세 무리뉴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던 ‘무리뉴 3년 차’의 저주가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종종 부임 3년차에 오명을 남겨왔다. 리그 우승을 비롯해 최상의 결과를 가져왔던 부임 2년 차와는 달리 3년 차에는 구단과의 갈등, 선수들과의 불화, 성적 부진 등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나곤 했다. 특히 처음으로 경질된 첼시 FC 2015-2016시즌과 선수단 장악에 실패한 레알 마드리드 2012-2013시즌은 무리뉴에겐 악몽이었다. 이 같은 트라우마가 맨유에서 재연되려 하고 있다.
우선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프리시즌 투어의 결과가 1승 2무 1패로 썩 좋지 않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에는 리그 경쟁자 리버풀과 2018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경기에서 만나 1대 4로 크게 졌다. 미국의 클럽 아메리카, 산호세 어스퀘이크와는 모두 무기력하게 무승부를 거뒀다. AC 밀란과의 ICC 1차전에서는 90분 동안 1-1로 승패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로 간신히 이겼다.
일차적으로는 주력 선수들이 빠진 탓이 크다. 네마냐 마티치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부상으로 프리시즌에 제대로 뛰지 못했다. 이외에도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한 로멜루 루카쿠, 폴 포그바, 제시 린가드 등이 아직 휴가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도 리버풀전 패배 직후 “이건 우리의 제대로 된 선수단이 아니다. 지금 뛰는 선수들 가운데 새로운 시즌 스쿼드에 포함될 이는 30%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팀 내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여자친구의 출산 문제로 파리로 떠난 앤서니 마샬은 팀 합류가 늦어지며 무리뉴와 마찰을 빚었다. 지난 시즌 발렌시아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마테오 다르미안은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며 맨유를 떠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적 시장에서의 영입도 신통치 않다.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스트라이커와 중앙 수비수 영입을 노리고 있지만 결과물이 없다. 이반 페리시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해리 맥과이어 등 각종 이적설만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영입에 성공한 것은 브라질 미드필더 프레드 한 명뿐이다.
이에 구단과의 불화설이 불거졌다. 영입이 지지부진하자 무리뉴는 “몇 달 전 구단에 5명의 희망 영입 리스트를 제출했지만, 아마도 남은 기간 2명을 더 영입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외신들은 “무리뉴 감독은 구단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했지만 에드 우드워드 맨유 부회장은 이를 거절했다. 둘의 관계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맨유는 1일 레알 마드리드와 ICC 경기를 치른다. 팀 안팎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맨유를 무리뉴 감독이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