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한 원룸에서 집단폭행으로 숨진 20대 여성의 사인 규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A씨(22·여)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경찰에 ‘장기와 뇌 등이 모두 부패해 직접적인 사인을 확인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는 A씨가 지난 24일 새벽에 구미의 한 원룸에서 숨진 뒤 3일 만인 27일에 발견되기까지 높은 온도에 이불이 덮인 채로 방치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원룸에서 함께 살던 가해자 4명은 조립식 옷걸이 봉과 주먹 등으로 피해자를 마구 때린 뒤 숨지자 이불을 덮어두고 대전으로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문을 닫은 상태에서 원룸 실내온도가 40도 이상 오르는데 이불까지 덮어 시신이 크게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추가 수사에 큰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치명적인 상해 행위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폭행에 의한 사망이 원인으로 이미 밝혀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위 내용물에 독극물이 있는지 등 정밀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상해치사 혐의로 피의자 4명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앞서 20대 초반 여성 3명과 여고생 1명 등 4명은 지난 2월 인터넷 채팅으로 A씨를 만나 경북 구미시 인동의 한 원룸에서 함께 생활했다. 이들은 A씨가 청소와 설거지 등 공동생활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며 최근 두달여 동안 수차례 집단폭행을 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