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게 내 이름 문신해” 노숙인에게 100유로 주며 건넨 말

입력 2018-07-31 15:56

스페인 여행을 즐기던 영국인들이 현지 노숙인에게 돈을 주고 이마에 문신을 새기도록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 관광객들은 최근 ‘남자들만의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스페인 동부 베니도름에 방문했다.

이들은 폴란드 출신 한 노숙인에게 100유로(약13만원)를 줄테니 이마에 일행 중 한 명의 이름과 주소를 문신으로 새길 것을 제안했다.

노숙인은 이들의 제안을 받아 문신 가게로 들어갔다. 하지만 극심한 고통 탓에 문신을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노숙인이 찾은 문신가게는 완성되지 않은 문신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 노숙인이 영국인 제안을 받고 진행한 문신이라는 사실도 함께 적었다.

사연이 알려지자 스페인 베니도름 주민들은 영국 관광객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노숙인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는 한 여성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충격받았다. 인간적 입장에서 상당히 역겨운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체적·정서적으로 상처받기 쉬운 노숙인의 상황을 이용해 재미를 보려고 한 생각이 끔찍하다”고 꼬집었다.

여성에 따르면 노숙인은 황달과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는 상태다. 영국인들에게서 받은 100유로 중 일부는 사용했고 남은 17유로는 해변에서 강도에게 빼앗긴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문신 가게도 사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