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교통사고로 인한 악몽과 고통이 용서와 치유로 승화됐다. 자칫 저주와 원망만이 남을 뻔한 사고였지만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은 결국 화해와 사랑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는 다시 이를 접한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기적과 같은 일은 2016년 7월 31일 미국 위스콘신 주 브륄르 마을 근처 80번 주간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에서 시작됐다.
재미슨 팔스(29)와 동갑내기 캐서린 팔스 부부는 세 자녀 에즈라(3)와 바이올렛(23개월), 캘빈(2개월) 등과 함께 일본 선교 여행을 가기 위해 자동차를 몰고 있었다. 재미슨이 건설 현장을 지나면서 속도를 줄이는 순간 뒤에서 질주하던 트럭이 재미슨 가족의 차를 들이 받았다. 차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고 재미슨 가족 다섯 명과 또 다른 차량 운전자인 테리 설리반(56)이 숨졌다.
검사는 무고한 시민 6명을 숨지게 한 트럭 운전사에게 3건의 중범죄와 3건의 경범죄 혐의가 있다며 5~9년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지난 20일(현지시간) 열린 네브라스카 법정에서는 반전이 일어났다. 판사는 트럭 운전사에게 이례적으로 낮은 180일의 징역형과 보호관찰 2년을 선고했다. 이 같은 선처는 희생자 유가족이 적극 요청했기 때문이다.
재미슨의 부친인 릭 팔스는 지난 24일 미국 뉴스매체인 KARE11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은 실수를 한다”면서 “트럭 운전사도 내 자녀들을 죽이려고 하루를 시작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스는 앞서 법정에서 트럭 운전사를 어떻게 용서할 수 있었는지를 적은 편지를 읽었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픕니다. 그래도 분노에 휩싸이진 않았습니다. 전 하나님이 수도 없이 절 용서해주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제가 어떻게 그를 용서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전 자비를 베풀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트럭 운전사에게 관용을 베풀어 주시길 판사님께 정중히 요청합니다.”
팔스는 발언을 한 뒤 트럭 운전사를 안았다. 그리고 “세 단어만 말씀 드릴게요. 용서(Forgiveness)와 자비(Mercy)와 희망(Hope)이요”라고 말했다.
사고로 딸 캐서린을 읽은 고르디 엔젤도 선처를 호소했다. 고르디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저희를 보면서 ‘정말 슈퍼 크리스천이군’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린 단지 주님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르디의 아내 낸시는 “이것이 저희가 사는 방법”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희망을 품고 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에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 크리스티 앤 셔먼은 “놀라운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라면서 “용서의 주님께 감사하다”고 응원했다. 타마라 아이버슨 허크는 ”유가족과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할 트럭 운전사에게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재미슨&캐서린 팔스 가족 재단(www.palsfamilyfound.org)을 방문하면 기적 같은 용서의 힘을 일깨워준 유가족을 도울 수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