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 가지 마세요” 크리스천 리더들 긴급 페북 경고문

입력 2018-07-30 10:54
“터키가 브런슨에게 안전하지 않다면, 우리에게도 안전하지 않다.”

폭스뉴스닷컴 캡처

미국의 기독교계 리더들이 터키로 여행을 가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터키 당국이 미국인 앤드류 브런슨(50) 목사를 감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대규모 제재를 경고하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의 2500만 복음주의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초당파 기독교 단체인 ‘마이페이스보우츠’(My Faith Votes·의장 벤 카슨)는 27일 페이스북에 ‘긴급 여행 경보(URGENT TRAVEL WARNING)’를 띄우고 “앤드류 브런슨 목사가 풀려날 때까지 터키 여행이나 터키 항공사 이용을 보이콧해 달라”고 호소했다.

마이페이스보우츠는 또 “미 전역에서 사역하고 계신 목사들께선 성도들에게 똑같이 말씀해 달라”면서 “터키 정부에 억압된 미국 시민을 지키기 위해 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이페이스보우츠 페이스북 캡처

브런슨 목사는 2016년 10월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등을 돕고 간첩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미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인 그는 1993년부터 터키 서부 이즈미르의 작은 교회에서 사역했다. 브런슨 목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터키 이즈미르 형사법원은 브런슨 목사 석방 요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대신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지난 25일 가택연금을 결정했다.

브런슨 목사는 체포된 이후 무려 50파운드(22.6㎏) 가까이 체중이 줄었고 심각한 불안과 우울 증세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런슨 목사는 유죄 판결을 받으면 35년의 징역형을 살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오랜 시간 억류돼 있는 위대한 크리스천인 브런슨 목사를 터키가 즉각 풀어주지 않으면 미국 정부는 대규모 제재를 가할 것”이라면서 “브런슨 목사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신념에 찬 무고한 시민을 즉각 풀어주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신앙 조언자 대변인인 조니 무어(Johnnie Moore)는 가택연금 소식이 전해지자 “터키가 브런슨 목사에게 안전하지 않다면 우리에게도 안전하지 않다”며 터키 여행 자제를 당부하는 등 터키를 압박하고 있다.

폭스뉴스닷컴 캡처

브런슨 목사는 지난 4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 진심이 모두 밝혀지길 바란다. 난 결코 어떤 불법 행위도 하지 않았다”면서 “난 터키를 해치는 어떤 일도 한 적이 없다. 난 터키를 사랑한다. 지난 25년 동안 터키를 위해 기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그러나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대변인은 “미국의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자국의 이익과 터키와의 동맹에 더 해를 끼치기 전에 건설적인 방향으로 접근법을 재고하라”고 비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