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제러드 쿠슈너 대신 톰 브래디(41)를 사위로 삼을 수도 있었다”며 아쉬움을 표시하곤 했다. 톰 브래디는 미국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뛰는 쿼터백으로 미식축구 슈퍼스타다. 그는 뉴잉글랜드의 5차례 슈퍼볼(프로풋볼 결승전) 제패를 견인하고 슈퍼볼에서 4차례, 정규리그에서 3차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딸 이방카의 거절로 트럼프 대통령이 브래디를 사위로 삼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2년 브래디가 스포츠 스타로 떠오르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미인대회인 미스USA를 주관하던 부동산재벌 트럼프가 브래디를 그해 심사위원으로 임명한 게 계기였다.
브래디는 2016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우리 팀을 응원하는 내 친구였고 15년 동안 줄곧 경기가 끝나면 전화를 해서 나를 격려했다”며 친분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자연스럽게 장녀인 이방카에게 브래디와의 교제를 권했으나 이방카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첫 부인인 이바나는 회고록 ‘트럼프 키우기’에서 “한때 트럼프가 이방카에게 브래디와 데이트하라고 권했다”며 “트럼프는 반드시 만나야 한다고 했으나 이방카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방카는 결국 2009년 부동산업자이던 쿠슈너와 결혼했고, 브래디도 같은 해 브라질 슈퍼모델 지젤 번천과 결혼했다.
친한 친구로 지내던 트럼프와 브래디의 관계는 지젤 번천과의 결혼으로 멀어지기 시작했다. 브래디는 대선 기간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브래디가 자신에게 투표했다고 말했을 때, 번천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니다!”라며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 풋볼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NFL 선수들이 무릎 꿇기 시위를 되풀이하면서 브래디와 트럼프와의 사이가 더 나빠졌다. NFL의 일부 선수들은 흑인들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항의하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애국심 부족을 이유로 무릎 꿇기 시위를 하는 선수들을 퇴출해야 한다고 비난하며 리그와 후원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브래디는 무릎 꿇기에 동참한 적은 없으나 “트럼프의 발언은 그냥 분열적”이라며 동료들의 손을 들어줬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