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깨질 것 같아”…실내외 온도 차 심각 ‘냉방병’ 주의보

입력 2018-07-26 18:07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직장인 이모(51)씨는 최근 ‘냉방병’에 걸렸다. 출근 후 업무를 보다 보면 점심시간이 오기도 전에 두통이 시작된다. 점심시간 외출할 때만 잠깐 사라질 뿐 두통이 퇴근 무렵까지 계속되곤 한다.

이씨는 26일 “증상 초기에는 그저 지나갈 두통이겠거니 방치했지만 최근엔 콧물이 나와 감기약을 복용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다”며 “사무실 안에서 온종일 에어컨 바람을 맞으니 몸이 견디질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이씨처럼 냉방병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출퇴근길 대중교통, 사무실, 점심시간 음식점에서 과도하게 에어컨 바람을 많이 맞을 경우 냉방병이 심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무실 또는 가정에서 실내외 온도 차는 약 10도 이상이다. 이러한 환경에 장시간 머물 때 나타나는 냉방병 증상은 두통과 피로, 무력감, 집중력 장애를 동반한 감기 증상이다.

밖에서 뜨거운 열기에 노출됐던 우리 몸이 갑자기 찬 기운을 만나면 혈액순환에 어려움을 겪는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외부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백혈구가 몸 구석구석에 퍼지지 못한다. 더불어 냉기를 보존하기 위해 실내를 밀폐하면서 실내 공기에 유해물질과 병원균의 농도가 높아진다. 또 장시간 환기가 되지 않는 실내에 에어컨을 켜고 오래 있으면 두통과 기침, 인후통,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높다.

냉방기기로 인해 공기가 건조해지는 것도 문제다. 에어컨이나 휴대용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은 코안의 점막을 마르게 한다. 먼지와 세균 등의 불순물을 걸러주는 코점막이 마르면서 감기에 걸리는 것이다.

내과 전문의들은 “실내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1시간에서 2시간마다 창문을 열고 외부 공기와 환기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에어컨을 규칙적으로 청소해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염 때에는 무리한 운동과 야외활동을 피하고 물을 자주 마시며 날 음식 보다 익힌 음식을 섭취하라”고 당부했다.

원은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