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그룹 “돈스코이함 금괴 확인 안돼… 있어도 150조 아닌 10조원”

입력 2018-07-26 13:59 수정 2018-07-26 14:21
신일그룹이 지난 17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돈스코이함 사진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함 탐사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금화나 금괴가 있는지, 그 수량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는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탐사원이 상자묶음 여러 개를 확인했다는 보고, 자체적으로 수집한 역사 자료, 그동안 많은 업체들이 탐사에 투입한 자본으로 미뤄 짐작할 때 의미 있고 금전적 가치를 지닌 무언가가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돈스코이호 150조원 보물’이라는 문구를 탐사 계획 전부터 사용했다. 공공기관에서 ‘보물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나 추측성 자료에 따라 검증 없이 인용했다”며 “무책임한 인용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돈스코이함은 1880년대 러시아 해군에서 건조된 1급 장갑순양함이다. 1905년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으로 러일전쟁에 참전, 일본 해군의 공격을 받고 울릉도 인근에서 침몰했다. 승무원은 이 배를 스스로 가라앉힌 뒤 울릉도에 상륙해 포로가 됐다. 금화·금괴 5000상자 등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실렸다는 추측이 많지만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함에 금화·금괴가 소문대로 존재해도 그 추정 가치를 150조원이 아닌 10조원으로 보고 있다. 금 시세를 ㎏당 5100만원으로 평가한 금액이다. 최 대표는 “‘돈스코이함에 200톤 금괴가 있다’는 그동안의 언론 보도를 통해 가치를 150조원로 평가했지만, 지금의 금 시세로 환산하면 10조원”이라며 “역사적 유물로 가치를 부여해도 150조원이라는 가치가 어떻게 추정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돈스코이함은 본질적으로 금괴를 실은 보물선이 아니라 생각한다. 동아시아를 둘러싼 열강의 패권전쟁의 역사적 사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일그룹은 지난 17일 “울릉도 저동 해상 1.3㎞, 수심 434m 지점에서 함미에 ‘돈스코이(DONSKOII)’라고 적힌 선박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신일그룹을 돈스코이함의 유일한 권리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사가 최초로 발견한 돈스코이함에 대해 추후 러시아 정부 발견서 등 서류를 공식 채널로 보낼 예정”이라며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돈스코이함 최초 발견자 지위 확인, 우선발굴자 지위 확인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매장물발굴허가권의 취득을 위해 관계기간과 긴밀하게 협의해 지속적으로 진행 상황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해양수산부는 신일그룹에서 제출된 돈스코이함 발굴 신청서를 반려했다. 인양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해수부 관계자는 “발굴 승인 기관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서 신청 서류를 검토한 결과 다수의 서류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아 보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돈스코이함 발굴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국유재산에 매장된 물건의 발굴에 관한 규정’ 제5조에서 따라 ▲매장위치를 표시하는 도면 ▲작업계획서 ▲사업자금조달계획서 ▲소요경비명세서 재정보증인 2인이 보증한 재정보증서 또는 소요경비액 이상의 정액보상의 특약조항이 있는 이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해야 한다. 제6조에 명시된 발굴보증금은 매장물 추정가액의 10분의 1 이상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