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박준성(사진) 교수와 마취통증의학과 김지영·송영·이정수 교수 연구팀은 복강경 담낭 절제술을 받은 1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수술 환자는 전날 자정 이후로는 물을 포함해 아무 것도 먹을 수 없다. 다음 날 수술 시간에 따라 적게는 12시간부터 많게는 20시간 이상 금식 상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듯 수술 전 장시간의 금식은 환자를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수술 후 인슐린 저항성, 염증 반응 악화 등 회복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수술 전 금식 시간을 줄이기 위해 탄수화물 음료에 주목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복강경 담낭 절제술을 받은 153명 중 51명(대조군)은 기존처럼 수술 전날 자정부터 완전금식을 유지시켰다.
반면 다른 51명(실험군A)은 전날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800㎖, 수술 2시간 전 400㎖의 탄수화물 음료를 섭취하도록 조처했다. 나머지 51명(실험군B)은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의 물을 섭취하게 했다.
세 그룹의 수술 중 혈압 및 맥박수 안정도를 비교한 결과, 대조군의 맥박수는 평균 75~80회, 실험군A는 70~73회, 실험군B는 72~75회를 각각 기록했다.
탄수화물 음료와 물을 섭취한 그룹이 금식 그룹에 비해 맥박수가 유의미하게 낮았다는 뜻이다. 다만, 혈압은 큰 차이가 없었다.
또 대조군에 비해 실험군A의 수술 후 진통제 투여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연구팀은 해명했다.
박준성 교수는 “완전금식과 큰 차이가 없어도 환자 편의를 고려하면 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런데 오히려 수술 중 맥박수가 더 안정적이었으며 작은 차이지만 진통제 투여량에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음료의 종류에 있어서도 물보다는 탄수화물 음료가 공복감 및 불안감 감소, 수술 후 회복에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외과학계 국제 학술지 ‘월드 저널 오브 서저리(World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