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비보에 정치계·노동계 애도 물결 “큰 별 졌다”

입력 2018-07-23 16:28
사진=뉴시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3일 사망했다는 비보가 전해지자 노 의원이 몸담았던 정치계와 노동계 등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계, “진보정치의 큰 별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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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날 기존에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청원 답변 일정을 취소하고 추모 분위기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슴이 아프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노 의원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노의원에 대해 “당을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진보정치를 이끌면서 우리 정치의 폭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해온 분”이라고 회고하며 “노 의원의 사망에 대해 깊이 애도한다. 유족들과 정의당에도 위로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정당들도 일제히 애도 성명을 내고 노 의원의 명복을 빌었다. ‘진보정치의 상징’ ‘진보정치의 큰 별’이 정당들이 표현한 노 의원의 생전 모습이었다. 민주당은 노 의원을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라며 노 의원을 “90년대 초부터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던 진보정당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노 의원이 지향했던 진보와 민주주의 가치들은 후배 정치인들이 그 뜻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며 촌철살인 어록으로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노 의원에 대한 추모도 이어졌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오늘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큰 별이 졌다”며 “노 의원은 세상을 바꾸겠다는 소신과 초심을 잃지 않고, 촌철살인의 언변으로 권의주의와 엘리트주의를 비판했다. 서민과 함께 가는 정치로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도 충격적인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는 심경을 전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촌철살인의 말씀으로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노 의원의 사망은 한국정치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너무 가슴이 아프고 비통한 일”이라며 “귀국 전날 밤 마지막 술 한 잔 대접한 것이 끝이 됐다. 술 한 잔에 오랜만에 노동운동을 회고하며 즐거워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노동계, “노동자의 벗이자 아름드리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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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도 갑작스레 전해진 비보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노 의원은 고등학생이던 1973년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독재를 반대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면서 민주화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동운동에 투신한 그는 1989년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사건으로 구속돼 복역했다. 노 의원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을 거치며 정치인으로 변신해서도 한국 사회의 노동 발전을 위해 힘써왔던 ‘노동운동가’였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는 이날 애도 성명을 내고 “노동자의 벗, 진보의 상징 노 의원의 명복을 빈다”며 경남 창원 성산구를 지역구로 둔 노 의원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민주노총은 “평생을 노동운동, 진보정치 운동에 헌신한 노 의원의 갑작스런 죽음에 할 말을 찾을 수 없다”며 “노 의원은 노동자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늘 노동자의 아픔을 어루만져 온 노동자의 벗이었다”고 추모했다. 또 “노동자의 부름에 마다함이 없었던 노 의원은 우리 노동자들에게는 아름드리 나무였으며, 든든한 울타리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고인이 바랐던 세상은 아직 멀기만 한데 왜 그렇게 일찍 가셨는지 애통하고 참담하다”며 “비록 몸은 떠났지만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고 당신이 걷고자 했던 길을 남아있는 이들이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오후 3시쯤부터 노 의원의 사망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고 이후 대응을 고심 중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앞서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고인과 관련된 억측과 무분별한 취재를 삼가주시기를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진 노 의원의 빈소에는 정의당 의원들을 비롯해 정치계와 시민사회계 주요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