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최재성·박범계 등 친문계 후보 단일화 없어 친문 당원 표가 당락 변수
이·김 vs 최·박 ‘세대대결’ 26일 컷오프… 3명으로 압축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이 본궤도에 올랐다. 8·25 전당대회에 모두 8명의 당대표 후보가 등록한 가운데 친문재인계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도 예측할 수 없는 대혼전이 예상된다. 세대교체와 경륜 등 ‘프레임 대결’도 뜨거워지고 있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대표 후보로는 총 8명의 현역 의원이 등록했다. 오는 26일 컷오프를 통해 후보는 3명으로 압축된다. 특히 막판까지 고심하던 7선의 이해찬 의원이 20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전망은 시계제로인 상황이다.
컷오프는 현역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광역·기초단체장 등 중앙위원 440여명의 투표를 통해 실시되는데 친문계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등 다양한 당내 그룹들의 표심이 작용하는 고차방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문계 내부에서도 친노무현·친문계 원로인 이 의원, 김진표 최재성 박범계 의원 등 저마다 친문 색채를 강조하는 후보들이 단일화 없이 출마한 상태라 컷오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한 초선 의원은 “컷오프 포비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후보들이 컷오프 공포감을 갖고 있다”며 “친문계도 마찬가지다. 이 의원이 나오면서 친문 표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도 “당의 체질 자체가 친문계로 바뀌었기 때문에 친문계 내부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이 의원의 등판으로 특히 친문계 내에서 표가 겹치는 김 의원과 최 의원 쪽에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본선에서도 당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친문 당원들이 누구를 지지할지가 당락의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세대교체와 경제 문제 등 후보들이 강조하는 프레임이 어떻게 중앙위원과 당원들을 파고들지도 지켜봐야 한다. 최재성 박범계 의원 등은 ‘당 혁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연스럽게 ‘경륜’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 이해찬 김진표 의원 등과 대립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최 의원은 이날도 “불가역적 시스템공천 확정을 위한 8인 회동을 제안한다”며 혁신 경쟁 프레임을 띄웠다.
경제 문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이인영 의원은 “우리의 제2차 진보는 무엇보다 중소기업·자영업을 살리는 경제 진보의 길”이라며 “재벌 개혁은 당연하다. 재벌과 타협하는 경제는 더 이상 우리의 비전이 아니다”라고 했다. 후보 모두가 ‘문재인정부 성공’을 내걸고 있는 가운데 건강한 당청 관계 설정도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의원은 “제일 관심을 갖는 것은 청와대와의 관계다. 청와대에 당이 너무 끌려가니까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따져볼 것”이라며 “정책적 측면에서도 청와대가 끌고 가고 있는 경제 문제에 후보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들어보겠다”고 전했다.
임성수 김판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