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조기 착용, 난청과 낙상사고 막는다

입력 2018-07-21 10:00

청각 경로에 문제가 생겨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난청을 겪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난청 환자 수는 2012년 27만 7000명에서 2017년 34만 9000명으로 5년 사이에 25% 증가했고, 연평균 4.8%씩 늘어났다.

여러 종류의 난청 중에서도 가장 흔히 겪는 노인성 난청은 노화의 흔한 과정 중 하나로, 70대에 이르면 3명 중 1명꼴로 겪게 된다. 최근엔 이어폰의 과다한 사용과 같은 이유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노인성 난청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노인성 난청을 아직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난청을 방치하면 할수록 잘 들리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말소리 분별력도 떨어지게 되고, 나아가 치매나 균형감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이비인후과 프랭크 린(Frank R. Lin)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경도난청은 정상인보다 치매 발병률이 2배, 고도난청은 최대 5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임현호 두리이비인후과 강남클리닉 원장은 “난청으로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게 되면 두뇌에 입력되는 소리와 단어 수가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두뇌에 활동률 또한 떨어지게 된다”며 “이는 곧 노인성 치매로 발전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난청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될수록 기억, 연상, 그 밖의 다양한 두뇌 기능들의 활용 정도가 줄어들고, 결국 지속적인 두뇌의 퇴행성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노인에게 치명적인 낙상사고를 유발하는 균형감각의 이상을 불러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프랭크 린 박사가 40~69세의 성인 2017명을 대상으로 난청과 낙상의 연관성에 대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5dB 정도의 가벼운 경도 난청은 낙상 위험이 3배 정도 증가했고 난청이 10dB 진행 될 때 마다 낙상 위험은 14배로 증가했다.

황수훈 두리이비인후과 오산클리닉 원장은 “잘 들리지 않으면 주변의 소리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낙상의 위험이 높아지고, 자신이 잘 듣지 못한다는 긴장상태를 계속 유지하다보면 에너지 소모가 커 신체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며 “또한 달팽이관의 손상으로 청력이 저하된 경우라면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의 기능이 약해졌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평소 정기적인 청력검사를 통해 난청을 초기에 발견하고 정확한 진단과 함께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착용하는 등 적극적인 재활활동이 필요하다.

재활활동의 경우, 귀에 관련된 질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최적의 보청기를 조절해주고 정기적 보청기 착용 상태와 청력을 관찰해주는 청능사가 함께 환자를 이해하고 이끌어줄 수 있는, 하나가 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