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외교 정책에 대해 국민과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학생과 일반인 등이 참여, 전문가들과 문재인 정부의 핵심 외교전략인 신남방정책과 한국과 인도 간의 미래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부는 1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 국민외교센터에서 ‘신남방정책과 한-인도 발전 비전’ 토크쇼를 개최했다. 한-인도 분야 전문가인 백우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구마르 라지브 한국외대 연구교수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외교전략인 신남방정책과 이달 초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 성과 등을 국민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자리였다.
토크쇼에 앞서 송진화 외교부 지역공공외교담당관이 인도 교과서에 한국 관련 서술이 확대된 내용을 설명했고, 선승혜 외교부 문화교류협력과장이 문 대통령이 최근 국빈 방문 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선물한 ‘모디 총리 초상화’를 소개했다.
토크쇼는 홍석인 외교부 공공문화외교국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토크쇼에서 백 교수는 이달 초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대해 “성과와 의미가 매우 컸다. 앞으로의 비전을 제대로 제시했다”며 “말의 성찬이 아니라 양국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즉 액션플랜을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논의했고 실질적인 방안이 도출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신남방정책에 대해 백 교수는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액션플랜으로 실질적으로 어떻게 정책을 만들어 실행할 것이냐를 만든 정책”이라며 “한국의 정치 군사 문화적인 역량을 조금 더 확장해 여러 가지 레버리지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이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인도·싱가포르 및 아세안 국가를 새로운 번영축으로 삼는 신남방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특히 이달 초 문 대통령이 찾은 인도는 신남방정책의 최우선 핵심 대상국이다. 또 신남방정책은 사람(People), 평화(Peace), 상생번영(Prosperity) 공동체 등 이른바 ‘3P’를 핵심 개념으로 한다.
쿠마르 교수는 “인도도 신동방정책으로 한국과의 다양한 분야의 관계 강화를 목표로 한다”며 “문 대통령께서 인도에 방문하셨을 때 모디 총리가 현지 삼성전자 공장을 함께 방문하는 등 극진하게 환대했다”고 말했다.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상호 신뢰를 확인하고 앞으로 더 강화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양국 간의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육이 강조됐다. 쿠마르 교수는 “10년 전에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인도 사람을 정말 보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앞으로 볼 때 교육 분야 쪽 교류가 활발해져야 더욱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백 교수는 “한국에 대한 인지도를 명확하게 개선하기 위해 교육이 중요하다”며 “국가의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통해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제시되는 게 중요한데 인도 교과서에 내용이 확대된 건 외교부 공공외교 쪽에서 큰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양국 간 협력에서 가장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분야는 단연 경제로 전문가들은 꼽았다. 동시에 대기업 중심의 한국 기업 진출에서 더 나아가 중소기업 진출의 필요성이 숙제로 지적했다. 백 교수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오래 버틸 수 있는 힘이 떨어지는데 한국과 인도 모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재는 그런 게 부족하지만 중소기업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최근 순방 때 맺은 것은 큰 성취”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것들이 점진적으로 되면 아주 좋은 성과가 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사회를 맡은 홍 국장은 진행 도중 “이번 여름 우리 모두 인도로 갑시다”는 농담으로 토크쇼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토크쇼에는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의 학생들이 참석, 전문가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졌다. 딱딱할 수 있는 외교 정책에 대해 토크쇼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일반 국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였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