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대에서 9년 동안 강의해 왔던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가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중국을 떠난다.
선전에 있는 베이징대 HSBC경영대학원 교수로 활동했던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블로그에 ‘볼딩 아웃(해고)’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볼딩은 “베이징대로부터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면서 “해고에 대한 명시적인 이유를 설명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볼딩 교수는 지난해 11월 초 재계약이 힘들다는 언질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중국 공산당 체제 하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썼다.
볼딩 교수는 그동안 중국의 검열 시스템을 꾸준히 비판해 왔던 인물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체제 이후 중국은 온라인과 사회 전반에 걸쳐 통제를 강화하고 특히 학술과 교육 분야에 대한 공산당의 권위를 앞세우고 있다.
지난해 8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출판사(CUP)의 중국학 권위지 ‘차이나 쿼터리’에 실렸던 중국 민주주의 등에 관한 논문 300여편이 중국 당국의 압박에 따라 중국 웹사이트에서 삭제돼 논란이 있었다. 볼딩 교수는 당시 중국의 압박에 굴복한 CUP를 비난하는 온라인 청원을 주도하기도 했었다. 이후 CUP는 삭제 논문을 차단 조치를 해제했다.
볼딩 교수는 중국 경제와 무역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볼딩 교수는 “외국인 교수로서 ‘4T’만 얘기하지 않는다면 나는 꽤 괜찮다”고 비꼬기도 했다. 4T는 대만(Taiwan) 티베트(Tibet) 천안문(Tiananmen) 공산당(The Party)을 가리킨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 글에서 “중국에서 머물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싶지만 중국을 떠나야 하는 게 분명해졌다”면서 “중국은 교수가 돼 경제와 경영, 자본시장조차도 토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