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동두천시 한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서 4세 여자 아이가 장시간 방치돼 숨진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해당 어린이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질 높은 보육환경을 인정받은 ‘평가인증’을 통과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출석체크 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어린이집이 어떻게 평가인증을 받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7일 오후 4시50분쯤 동두천시에 있는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서 김모(4)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김양은 아침에 등원했다가 차량에서 미처 내리지 못해 7시가 넘게 방치됐었다. 당시 동두천시의 낮 최고기온은 32.2도로 평년보다 4도이상 높았다.
사건이 발생한 해당 어린이집은 지난 2010년 4월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한 평가인증에서 100점 만점에 97.67점의 높은 점수로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질 높은 보육을 제공하기 위해 보육환경과 보육과정 운영, 보육인력의 전문성 등 어린이집 수준을 평가해 평가인증을 부여한다.
평가인증을 취득한 어린이집은 정부로부터 보육사업에 필요한 지원을 받게 된다.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평가인증을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기도 한다. 더욱이 해당 어린이집엔 19명의 보육교사가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인승 밖에 되지 않은 통원 차량에서 미처 내리지 못한 김양의 존재를 누구도 알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등원 시간이 7시간이나 지난 뒤에야 김양의 부모에게 등원하지 않은 이유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단순 과실이라고 보기엔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평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발생한 사고라는 의견도 많다.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에서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맘카페에선 남일 같지 않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특히 직접 등·하원을 못해 비교적 통원 차량을 많이 이용하는 직장맘들 사이에선 걱정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1~2시간도 아니고 무려 7시간이나 방치됐다니” “어린이집 교사는 차에서 아이들이 내리면 둘러보는 게 정상 아니냐” “차량 이용하는 아이가 차량에 타지 않았다면 바로 부모에게 확인 전화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한편 경찰은 김양이 통학차량에 갇혀 고온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어린이집 교사 구모(24)씨와 운전기사 송모씨(62)씨 등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