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도전 시사한 손학규 “文정부 ‘저녁이 없는 삶’ 만들어”

입력 2018-07-16 16:53 수정 2018-07-16 16:54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은 16일 “이번 지방선거로 한국정치의 과거는 가고 새시대가 왔다”며 “저도 제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한국정치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9월 2일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도전의지를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위원장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변화의 시대 :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개편’ 토론회에 참석해 “야당은 참패했고 보수는 궤멸했다. 중도는 아예 흔적도 없어졌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만약 다음 총선에서 집권 여당 또는 범여권이 개헌선을 확보한다면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질 염려마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손 전 위원장은 “세계적 급변사태 속에서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통합을 추구해야 하나 우리는 여전히 제왕적 대통령제의 모순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보좌진과 내각의 갈등은 국정 운영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비서진들의 전횡이 날로 커져 민생과 직결되는 고용과 관련해 자료와 통계를 속이고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우선 선거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며 “정치권은 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이것이 패권주의의 종식을 위한 길이자 다당제 연립정부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손 전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문제를 하나로 묶어 비판했다. 그는 “저는 이미 2012년 ‘저녁이 있는 삶’을 주장했다”며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오히려 일자리를 빼앗기면 ‘저녁이 없는 삶’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가 생각하는 ‘저녁이 있는 삶’은 적정한 노동의 대가로 가족과 함께 따뜻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삶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도 손 전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김 비대위원장은 축하연설을 통해 “손 전 위원장이 귀국 일성으로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이야기하신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손 전 위원장이 이 과제가 완결될 때까지 큰 지도력을 발휘해주셨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