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을 기념하는 연례 군사 퍼레이드에 일본 육상 자위대가 욱일승천기를 들고 행진했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샹젤리제 거리에서 일본 자위대는 일장기와 함께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들었다.
프랑스 혁명을 기념하는 군사 퍼레이드에 일본 자위대가 참여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프랑스와 일본 수교 160주년 기념으로 초대된 일본 자위대원들은 이날 제복을 갖춰 입고 일본 국기와 욱일승천기를 들고 싱가포르군과 함께 행진했다. 지난 11일 열린 리허설에 참석한 육상자위대 제32보병연대의 요코야마 연대장은 “일본과 자위대를 대표해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행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전범기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아시아 각국을 침공했을 때 사용했던 깃발이다.
이런 욱일기를 프랑스 혁명 기념일에 드는 것은 국민의 자유와 개인으로서의 평등한 권리를 확립하고 오늘날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한 프랑스 혁명의 의미와도 상반된다.
프랑스 형법 제645-1조에는 ‘나치 등 반인류행위범죄를 범한 집단을 연상케 하는 장식 등의 착용 또는 전시를 금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형에 처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문양의 사용은 엄격하게 금지하지만, 같은 의미를 지닌 일본의 욱일기는 국가 행사에서 들고 행진할 수 있도록 허용한 셈이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