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북·미 정상, 합의 안 지키면 엄중한 심판 받게 될 것“

입력 2018-07-13 14:06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간 비핵화 합의를 언급하며 “만약에 국제사회 앞에서 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는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정상들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가 주최한 ‘싱가포르 렉쳐’ 강연을 마친 뒤 진행된 질의응답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과정이 결코 순탄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냐는 의구심이 국제사회에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북·미간 비핵화 합의가 실패한 사례도 언급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그러나 과거와는 지금 차원이 다르다. 이번에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북·미 간 70년 간 적대 관계가 계속 되다가 양 정상이 처음으로 만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렇게 양 정상이 직접 국제사회 앞에서 먼저 합의하고 약속하고, 그에 따라 실무적인 협상을 해 나가는 탑 다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간 비핵화 합의에 대해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 체제에 대한 안전보장과 적대관계 종식을 서로 맞바꾸기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실무협상 과정에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식의 논쟁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정상 간 합의가 반드시 실행될 수 있도록 싱가포르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함께 마음과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질의에 앞서 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 주제로 연설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또 하나의 기회가 있다. 바로 남북 경제협력”이라며 “남북은 경제 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