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KBO 7년차’ 헨리 소사는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입력 2018-07-11 04:00
헨리 소사=뉴시스

LG 트윈스의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132⅓이닝을 던져 8승 5패에 2.58으로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다.

2012년 KIA 타이거즈에서 한국프로야구(KBO) 생활을 시작한 지 7년째다. 꾸준하긴 했지만 올 시즌은 더욱 특출나다. 비결이 무엇일까.

소사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11일 KBO 정규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8이닝 1실점으로 8개의 삼진을 잡았다. 이날 그는 스플리터를 44개나 던졌다. “소사”하면 떠오르는 직구는 41개 던졌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각각 5개와 4개. 변화구 비중이 더 높았던 셈이다.

소사는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원래 의도했던 것은 아니나 스플리터가 잘 들어갔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진을 잡는) 2스트라이크 상황뿐만 아니라 모든 카운트에서 스플리터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종으로 떨어지는 구질인 스플리터는 속도뿐만 아니라 낙차가 중요하다. 낙차가 밋밋한 스플리터는 타자들의 좋은 먹이감이 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소사는 팔 각도를 높였다. 186㎝의 소사가 마운드에 올라가 높은 타점에서 뿌리는 스플리터는 타자들에게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소사는 팔 각도를 높인 이유에 대해 “강상수 투수코치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팔 각도를 높이자고 제안했다”며 “그렇게 준비했는데 결과가 잘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사는 이날 경기가 끝나고 강 코치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소사는 원래 120~130구 째에도 150㎞를 넘는 강속구를 계속 뿌려댈 정도로 강한 체력을 자랑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이날은 고작(?) 94개를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소사는 “다소 피곤해서 8이닝으로 오늘의 투구를 끝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사는 “피곤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사실을 알고 싶나? 정말 피곤하다!”고 웃으며 답했다. 자신의 몸상태를 파악하고 무리하지 말자는 결정이었던 셈이다.

6년 전 처음으로 KBO 리그에 뛰어들었던 젊은 투수는 어느새 한국 나이로 34세인 베테랑이 됐다. 이제는 변화구 비중을 늘리고 자신의 어깨를 관리한다. 아직도 소사는 발전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