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18라운드 성남 FC와 서울 이랜드의 경기.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수비수로 활약한 윤영선(성남)은 경기 시작 전 ‘17년차 성남 팬’ 서주훈씨에게 특별 선물을 건넸다. 선물은 다름 아닌 국가대표 유니폼이었다. 한국이 2대 0 승리를 거둔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윤영선이 착용한 것이었다.
서씨는 윤영선의 유니폼을 받고 해맑게 웃었다. 윤영선은 직접 사인까지 해서 유니폼을 전달했다. 이 유니폼을 전달하기까지 특별한 사연이 숨어 있었다.
서씨는 윤영선이 신태용호의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성남 팬들의 의견을 받아 대형 걸개를 직접 제작했다. 러시아 현지로 직접 찾아가 월드컵에 출전하는 윤영선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윤영선과 성남 구단을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지난달 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 서씨는 이곳을 직접 찾아 대형 걸개를 걸고 목이 터져라 윤영선을 응원했다. 윤영선은 “경기 시작 전 경기장에 걸려있는 걸개를 봤다. 너무 감사했고 더욱 힘이 났었다”고 회상했다. 서씨의 응원 덕분인지 선발로 나선 윤영선은 이날 투지 넘치는 수비를 선보였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강호 독일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월드컵을 마친 뒤 귀국한 윤영선은 현지 응원으로 힘을 준 서씨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고민 끝에 성남 구단에 자신의 유니폼을 선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영선은 “보답을 하고 싶었는데 독일전에 직접 입고 뛴 유니폼이 여러모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윤영선의 선물을 받은 서씨는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너무 감사하다. 윤영선 선수가 월드컵에서 맹활약해 성남 팬으로서 자부심이 들었고 너무 기뻤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