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컵 스파게티 신제품을 출시하며 간편식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다양한 가정간편식(HMR)과 간편대용식(CMR) 등장으로 국내 라면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건면을 이용해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라그릴라에서 신제품 ‘스파게티 토마토’ 출시 설명회를 열었다. 김종준 마케팅실장(상무)은 “면식 문화가 발달한 일본의 건면시장 규모는 1조원 정도”라며 “한국 건면시장도 앞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파게티 토마토는 농심이 독자 제면기술을 이용해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린 ‘건면’으로 만들었다. 실제 스파게티 주재료인 ‘듀럼밀’로 면을 만들어 고유의 식감을 살렸다. 국내 라면업체 중 듀럼밀로 스파게티 면을 만든 것은 농심이 처음이다. 듀럼밀은 입자가 굵고 단단해 면이 익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정교한 제면기술을 필요로 한다. 심은 “면 가운데 얇은 구멍을 뚫는 중공면(中空麵) 제조 기술로 스파게티 면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소스는 가장 대중적인 토마토 소스를 선택했다. 원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는 스프 제조기술을 활용해 토마토 분말스프를 만들고, 올리브풍미유를 넣어 프라이팬에서 갓 조리한 스파게티 본연의 맛과 향을 살렸다. 가격은 1600원이다.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HMR·CMR 강세로 국내 라면시장은 정체돼 있지만 건면시장은 다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면시장 규모는 1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성장했다. 라면시장 정체로 주력브랜드 신라면 등이 고전하고 있는 농심에게 건면시장은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농심은 2020년까지 건면 제품 매출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00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마케팅실장은 “서양의 대표적인 면요리인 스파게티에 주목해 면 간편식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토마트 소스 외 다른 맛 소스들도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농심, 신제품 ‘스파게티 컵라면’ 출시로 가정간편식 시장에 도전장
입력 2018-07-09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