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빨간바지의 마법… 김세영, LPGA 새 역사 쓰다

입력 2018-07-09 09:51 수정 2018-07-09 10:27

최저타, 최다 언더파 기록을 싹 갈아치웠다. 또 한 번의 마법이 통했다.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새 역사를 쓰며 통산 일곱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세영은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 크리크(파72·6624야드)에서 열린 손베리 크릭 LPGA 클래식 최종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써냈다. 이로써 최종합계 31언더파 257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투어 72홀 역대 최저타, 최다언더파 신기록 달성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종전 기록은 2001년 3월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대회에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남긴 27언더파 261타였다. 김세영은 2016년 JTBC파운더스컵에서도 27언더파로 우승을 하기도 했다. 이에 김세영은 ‘기록 제조기’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대회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로 공동 2위에 오른 김세영은 2라운드 7언더파를 치며 1위로 올라섰다. 3라운드에서는 8언더파를 기록, 중간합계 24언더파 192타로로 54홀 최소타 타이 기록을 써내는 등 쾌조의 샷 감각을 이어왔다. 그리고 대회 마지막 날 7타를 더 줄여 LPGA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최정상에 섰다.

18번 홀에서 파를 써내고 담담하게 경기를 마친 김세영은 “보기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했는데 잘 돼서 만족스럽다”며 “소렌스탐의 기록을 넘어서고 싶었는데 새 기록을 달성해 너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KPMG 위민스 챔피언십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실망이 컸다. 유튜브 영상을 보며 샷을 보완한 게 나만의 경기를 펼친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세영의 31언더파 신기록은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의 기록도 뛰어넘는 것이다. PGA 투어에서는 조던 스피스(미국)가 2016년 현대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30언더파로 우승한 바 있다.

김세영은 지난해 5월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 대회 이후 1년 2개월 만에 다시 투어 정상에 섰다. 경기가 잘 풀린다는 이유로 입는 빨간바지를 입고서 매 라운드 화끈한 버디 쇼를 펼치며 전세계 골프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