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 치앙라이주의 ‘탐 루엉’ 동굴에 2주째 갇힌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구조 작업이 8일 오전 시작됐다.
영국 BBC·텔레그래프, 미국 CBS 등 주요 외신은 구조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나롱싹 오소탕나콘 전 치앙라이 지사가 “오늘이 ‘D데이’다. 소년들이 어떤 도전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소탕나콘 전 지사는 “한 소년당 2명의 잠수부가 붙어 차례로 빠져나올 것”이라며 “이르면 오늘밤 9시부터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굴에는 외국인 잠수부 13명과 태국인 잠수부 5명이 투입됐다. 구조작업은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시작됐다. 첫 조난자를 동굴 밖으로 꺼내는 데 최소 11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대가 고립된 이들이 있는 곳까지 가려면 흐름이 거센 흙탕물을 헤쳐야 한다. 지난 6일 30대 중반의 태국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출신 잠수부가 지휘본부로 돌아가던 중 산소부족으로 사망했다. 특수부대와 조난자들의 호흡은 구조작업의 관건이 됐다.
치앙라이주 유소년 축구팀 소속 소년 12명과 25세 축구 코치 1명은 지난달 23일 훈련을 마치고 관광을 목적으로 동굴에 들어갔다 연락이 두절됐다. 갑자기 내린 비로 수로의 물이 불어나 고립됐다.
이후 실종 열흘 만인 지난 2일 동굴 입구로부터 약 5㎞ 떨어진 지점에서 영국 잠수부들에 의해 발견됐다. 구조 당국은 추위와 배고픔에 떨었던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곧장 탈출이 어렵다고 판단, 4개월간의 식량과 의료 지원을 먼저 하기로 했다. 구조대와 동굴을 헤엄쳐 벗어날 수 있도록 잠수 교육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우기에 따라 다시 시작된 폭우로 구조작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비가 계속되면 동굴 내 수위가 올라가고 산소 수치도 떨어진다. 당초 펌프로 동굴에 찬 물을 빼내는 시도를 했지만 많은 비 때문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소탕나콘 주지사는 “우리는 사고 첫날부터 오늘까지 물, 시간과 전쟁을 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을 찾았다고 우리의 임무가 끝난 게 아니다. 아이들을 구조해 집으로 보내야만 우리의 전투가 모두 끝난다”고 말했다.
고립된 소년들과 코치는 6일 구조대원을 통해 가족들에게 안부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코치는 아이들의 부모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며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