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조현우가 있다면 크로아티아에는 ‘수바시치’

입력 2018-07-08 12:56
선방하는 수바시치_뉴시스

크로아티아의 수문장 다니엘 수바시치의 활약이 뜨겁다.

크로아티아는 8일(한국시간)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8강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막판승부 끝에 4대3으로 승리했다. 크로아티아와 러시아 두 팀 모두 지난 16강에서 각각 덴마크와 스페인을 승부차기로 꺾고 올라왔는데 이날 승부 또한 승부차기로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4강행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크로아티의 골키퍼 수바시치의 ‘선방쇼’는 대단했다. 수바시치는 러시아의 첫 번째 키커 페도르 스몰로프의 슛을 쳐내며 승부차기 승리에 기선을 제압했다. 스몰로프는 수바시치의 타이밍을 뺏기위해 공을 일부러 강하게 차지 않는 슛을 시도했지만 수바시치는 끝까지 공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않고 한 손으로 공을 쳐냈다. 첫 번째 키커부터 실축한 러시아는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패하고 말았다.

포효하는 수바시치_뉴시스

수바시치의 투지 또한 엿볼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수바시치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러시아의 파상공세를 전반내내 차분하게 막아냈다. 이어 후반 막판 평범한 공을 잡다가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겼다. 이미 세 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한 크로아티아의 팀 사정상 수바시치는 추가시간 5분을 고통속에서 버텨야 했다. 수바시치는 이 와중에도 한 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막아내며 팀을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뒤 크로아티아의 즐라트코 다리치 감독은 “수바시치는 영웅이다. 그는 승부차기에서 세 차례나 막아냈다. 매일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정신적으로 강했고 경기를 지배했다. 합당한 보상이었다. 최고의 열정을 가지고 이겼다. 그러나 더 발전해야 한다. 우리는 조별리그 세 경기처럼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수바시치는 지난 덴마크와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도 ‘철벽 선방’을 선보이며 맹활약한 바 있다. 수바시치는 당시 첫 번째 키커로 나선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슛을 막아내고, 이어 네 번째 키커 라세 쇠네의 킥 역시 완벽한 펀칭으로 막았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니콜라이 외르겐센의 슛방향까지 읽어 막아내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수바시치의 맹활약이 이어질지는 오는 12일 오전 3시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재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