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오지환, 그들을 향한 ‘시선들’

입력 2018-07-08 13:00 수정 2018-07-08 14:11

축구의 손흥민(토트넘)과 야구의 오지환(LG). 남은 선수 커리어를 위해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하는 이들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종목별 우승자는 병역면제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손흥민은 만 28세 전에 21개월의 군 복무를 마쳐야 한다. 따라서 내년 7월 이후에는 해외 무대에서 활동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이 병역면제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아시안게임에 발탁되는 대표팀은 한국 남자 23세 이하(U-23)의 선수들로 구성된다. 그 외 3명의 선수들을 나이를 불문하고 와일드카드로 선발할 수 있다. 현재 아시안게임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과 함께 황의조, 조현우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역시 아시안게임 출전을 허용하며 그의 와일드카드 합류는 확실시 되고 있다.

손흥민은 유독 군복무 면제와 관련된 국제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해당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군복무 면제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두 대회 모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축구 팬들을 비롯한 국민 상당수는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손흥민의 병역 혜택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그의 군 면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매일같이 올라올 정도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의 활약으로 손흥민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은 더욱 돈독해졌다. 가히 한국의 ‘영웅’과도 같다. 손흥민의 군 면제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우승보다 더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과 달리 가까스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발탁된 오지환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오지환은 만 28세로 지난겨울 상무 야구단이나 경찰 야구단 지원을 포기했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을 통해 병역 혜택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아시아게임의 ‘절대 강자’로 꼽힌다. 프로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출전이 허용된 1998년 이후 5번의 대회에서 4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실업야구) 선수들을 출전시키고 대만은 우리보다 기량이 한 수 아래여서 금메달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 따라서 오지환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 군 면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 야구에 있어 아시안게임은 언젠가부터 군 입대를 앞둔 선수들의 병역혜택 견인차 역할을 했다.

아시안게임이 병역혜택 수단이나 프로구단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활용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지환은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어도, 걸지 못해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직업의 특성상 전성기와 군 복무의 시기가 겹치는 운동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의 ‘선물’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스포츠 산업의 활성화와 ‘국위 선양’이라는 명분 역시 충분하다. 엄밀히 말하면 대체복무다. 국제 대회 등에서 일정 성과를 거두면 군사 훈련을 받고 체육 분야에 무상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과 오지환의 사례에서 보듯, 스포츠 스타의 병역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항상 뜨겁다. 그들의 병역 혜택, 그것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는 영원한 딜레마다.

송태화 객원기자